월요 교육레터(9월 30일)

좋아하는 라디오 채널이 있으신가요? 저는 쉬는 날, KBS 클래식 FM을 자주 듣습니다. 아니, 틀어놓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네요. 그저 틀어만 놓아도 온 집안의 공기가 ‘쉬는 날’로 바뀌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. 음악은 우리 생활에 한 겹의 색을 더해줍니다. 이번 주말에는 느린 템포의 음악과 함께 가을을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.

정리와 학습의 상관관계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 하나를 예로 들어봅니다. 브리티시컬러비아대학교에서 150명의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습니다. 첫 번째 그룹은 어지럽게 널려 있는 지저분한 환경에서, 두 번째 그룹은 같은 양의 물건들이 반듯하게 정리된 환경에서 과제를 수행하게 했습니다. 마지막 그룹은 대조군으로 선발에 아무것도 올려두지 않았습니다. 그리고 한 명씩 방으로 들여보내 진행자가 제시하는 열 가지 제품의 그림을 한 번에 하나씩 보면서 질문에 답하게 했습니다.

참가자들은 각 제품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고 싶은지를 제시하도록 요청했고, 그 결과 지저분한 방에 있던 참가자들이 깔끔한 방에 있던 참가자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향이 발견됐습니다. 환경이 어지럽고 정리가 되지 않으면 ‘충동구매’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. 어지러운 방에서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미루고 각종 유혹, 만화책, 장난감, TV, 스마트폰에 빠지는 이유도 이와 비슷합니다.

정리되지 않는 환경에 사람들이 처하면 스스로 관대해지면서 자기조절능력에 문제가 발생합니다.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, 공부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면 아이 책상부터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. 공부방 정리는 아이 스스로 정리해나갈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 함께 정리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. 더불어 아이에게 정리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작은 공간부터 도전하는 것이 좋습니다. 한 곳만 잘 정리할 수 있게 되면 모든 공간을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.